퍼슨 오브 인터레스트(이하 POI)가 5년에 걸친 대장정 끝에 막을 내렸다. 마지막 시즌인 5번째 시즌은 이전 시즌과 달리 에피소드의 수가 반으로 줄어들었다. (그 이유는 이 인터뷰에 있다. https://t.co/OdT2ra2fJR) 23화를 예상을 했을 제작진들에게 있어 갑작스레 찾아온 13화 편성은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그건 에피소드의 호흡이 매우 바쁘다는 것으로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OI의 제작진은 부랴부랴 끝내는 것이 아닌, 드라마를 멋지고, 감동적이며, 마지막이라는 말에 어울리게 만들어냈다. 시즌4 피날레 직후, 기계의 부활과 사마리탄과의 싸움, 그리고 두 AI의 싸움을 통한 인간성과 도덕률, 사회 문제 등의 작품의 테마를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마지막 시즌에 어울리게 각 캐릭터들을 지금까지 없을 정도로 더욱 감정적으로 만들어준다. 그리고 이게 파이널 에피소드에서 폭발한다.
POI 시즌5는 드라마의 마지막 시즌인 점도 있어서 이전 시즌의 장면이나 몇몇 요소를 오마주를 하거나, 이전 시즌에서의 관계를 되짚는 것으로 감성에 젖게 만들었다. 그걸 가장 잘 보여준 장면이 바로 마지막 에피소드의 존과 해롤드의 대화일 것이다. 해롤드는 존을 좋은 직원이 될 줄은 알았지만, 소중한 친구가 될 줄은 몰랐다고 하며 이별을 고한다. 하지만 다음에 존은 해롤드가 자기희생을 할 걸 알고서, 기계와 짜서 해롤드를 목적과 다른 건너편 옥상으로 보낸다. 그 뒤, 서로가 다른 옥상에서 하는 대화는 시즌1 1화의 나래이션을 생각나게 만든다. 세상과 연결(목적을 갖게 한) 시켜준 해롤드와 만나는 것으로 존은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변했으며, 자기가 세상을 구하는 것이 아닌, 그저 좋은, 올바른 삶을 사는 사람 한 명을 구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것들이 바로 존이 해롤드를 대신해서 희생을 한 이유일 것이다. 자기를 기억해주고, 변하게 해준, 해롤드를 구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한 보답이 될 테니까.
위에서 쓴 AI와의 전쟁에서 보여주는 인간성과 도덕성, 사회 문제 등 작품의 테마를 보여줬다고 했지만, 사실 진정한 테마는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바로 단 한 명, 누군가 기억해주므로 그 사람은 진짜로 죽는 게 아니라는 것. 이건 어찌 보면 사람이 사람을 기억하는 것만이 아니라, AI라는 방대한 시스템에 기억되는 것 그 자체로 영원히 살아갈 수 있다는 말로 들리기도 한다. 예로 기계는 루트가 죽은 후, 루트의 목소리를 자신의 목소리로 썼다. 그것은 기계가 루트에 대한 경애이기도 하며, 이렇게 재현하는 것으로 루트가 영원히 기억 될 수 있으므로 '살아있게' 되기 때문이다.
POI의 삽입곡은 언제나 훌륭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훌륭했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쓰인 곡은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엑스 마키나> OST인 Bunsen Burner, 두 번째는 Philip Glass의 Metamorphosis One이다. 첫 번째 곡이 흐른 상황은 해롤드가 루트의 모습으로 기계(환상)을 봤을 때 나온다. 이것이 의미하는 건, '신'처럼 만능이 아닌, 기계가 해롤드의 눈앞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기계는 시즌3과 4에서 사마리탄과 함께 현대의 신이라는 개념으로 이야기 됐지만, 결국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한다는 점에서 성능이 좋은 기계에 지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두 번째 곡의 경우, 존과 해롤드가 옥상에서 대화를 나눌 때 흐른다. Metamorphosis란 변화, 변형, 이런 의미다. 이것은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변해왔고, 지금 '영웅'이 된 존의 모습을 나타내고, 기계가 사람은 홀로 죽는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기억된다면 그건 영원히 살아있는 것이라는 정답을 얻었으며, 마지막으로 사마리탄과의 전쟁이 끝나고 세상이 다시 변했다는 것으로.
해롤드는 기계와 다시 한 번 작별을 한다. 기계가 해롤드에게 잘 있으라고 말하며, 해롤드도 잘 있으라고 말한다. 이것은 서로가 작별 인사를 나누는 것만이 아니라, 해롤드가 기계의 업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걸 보여주듯이 해롤드는 그레이스와 재회한다. 그리고 해롤드는 그레이스와 지내는 것으로 존과 기계를 기억할 것이다. 자기와 그레이스를 만나게 해준 기계와 자기가 다시 한 번, 그레이스를 볼 수 있게 해준 존을. 하지만 해롤드가 죽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한다. 하지만 해롤드가 살아있기 때문에 존의 '빚 갚기'가 빛을 발한 것이며, 그 '빚 갚기'란 해롤드의 업을 대신 짊어졌다는 것 아닐까.
이런 식으로 분위기를 만들고, 이야기를 만들었기 때문에 마지막 에피소드는 방영 전 인터뷰에서 말했던 것처럼 정말로 감정적인 이야기가 나왔다. 이건 시즌4 마지막 에피소드와도 유사한데, 이때는 해롤드와 기계의 관계였다면 이번에는 주연 캐릭터 모두의 관계로 감정적으로 그려냈다. 그것은 정말이지, 마지막에 어울리는 이야기였으며 마음속 깊이 남는다. 아마, 아니, 확실하게도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라는 유니크한 설정과 이야기를 가진 작품을 다시 보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제작진들은 이 작품의 세계를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기계는 위성에서 사마리탄을 제거한 뒤, 다시 돌아왔고 쇼에게 전화를 거는 것으로 이 작품의 세계는 이 뒤에도 계속 될 것이다.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007 No Time To Die 단평 (0) | 2021.10.09 |
---|---|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Star Wars: The Force Awakens> (0) | 2015.12.27 |
괴물의 아이 〈バケモノの子〉 (0) | 2015.07.15 |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 <桐島、部活やめるってよ> (0) | 2015.05.14 |
Person of Interest Season 4 Final Episode-YHWH (0) | 2015.05.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