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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5. 14. 22:30 - HioKa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 <桐島、部活やめるってよ>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는 청춘 드라마이다. 하지만 그 '청춘'을 보여주는 방식이 재밌다. 배구부 에이스이자, 만능인인 키리시마가 부활동을 그만둔다는 것으로 시작 되며, 그것으로 일어난 변화가 각 학생(그룹)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보여준다. 그 날 일어난 일을 각각의 학생들의 시점으로 다루며, 거기서 학생들이 서로 어떤 위치, 생각을 갖고 있는지 차근차근 쌓아가는 식으로.


키리시마가 동아리를 그만두고, 학교에 안 나오는 것으로 모두가 당혹스러워 하고, 작은 파문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파문은 날이 지날 수록, 점점 커져간다. 자기들에게 있어서, '청춘'과도 같았던 키리시마가 없어진 것으로, '일상'이 변해버렸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그게 옳다. 키리시마 같은 사람은 보통 생각하는 '일상'에는 잘 없으니까 말이다. 


영화는 그걸 잘 보여준다. 후반에 키리시마가 옥상에 있다는 것을 알고, 키리시마를 알고 지내던 애들이 옥상을 향해 달려간다. 이것은 마치, 키리시마라는 '청춘'이란 환상을 뒤쫓는 것만 같다. 그리고 옥상에 도착 했을 때는 자신들이 쫓던 환상은 없고, 환상과 아무 관련 없는, 그저 그런 '일상'을 보내는 영화부 애들만 있었다. 그런 현실을 보게 된 학생들은 화풀이를 하고, 영화부 애들은 화풀이에 사과를 하라며, 좀비 배역에게 애들을 물으라 하고, 화면은 필름 화면이 된다. 


이 필름 화면은 영화부장에게 있어서는 디지털과는 다른 맛이 있다고 한다. 마치 화려한 청춘이 아닌, 이런 아무 보잘 것도 없지만, 즐길 수 있는 일상의 청춘이 좋다는 듯이. 반면 히로키는 언뜻 깨닫고 있었던 것을 8밀리 필름으로 바라본 풍경과 거기에 비친 자신으로, 마지막으로 '우리들은 이 세계에서 살아가야만 하니까'라는 영화부의 대사를 듣고, 깨닫는다. 지금을 깨닫고, 자기 세상에서 싸워, 살아가야 한다고.


그렇기에,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한, 키리시마라는 존재가 있던 환상 같은 청춘이 아닌, 어디에나 있을 법한 그저 그런 '청춘'은 매우 색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