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빛이 생겨라." 하시자 빛이 생겼다.(deus fiat lux et facta est lux)"
격돌의 헥센나하트 2부. 이번에는 랭킹 2위인 메리 수와의 싸움을 그렸으며, 이번에는 작중의 무대가 되고 있는 세계가 아닌, 카가미가 그 전에 들린 세계의 생존자와 부딪히는 이야기이다.
자기가 살고 있던 세상이 멸망하고 다른 세상으로 건너왔는데, 거기서 자기들을 만들어낸 '신(작가)'를 만났을 때, 즉 만약 자기가 쓰고 있던 소설 속의 캐릭터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 스스로 움직이게 됐을 때, 작가에게 어떤 식으로 나올 건가를 보여준 이야기였다. 그것은 복수일 수도 있고, 용서일 수도 있고, 그리고 그것을 작가는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카가미의 경우 그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메리의 감정을 받아들였다. 메리가 갖고 있는 현실과 자신이 갖고 있는 현실은 다를 수 밖에 없으니까.
만화와 동시진행을 하는 작품이다 보니, 여전히 전개 중심으로 밀도가 꽉꽉 채워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종말의 크로니클과 경계선상의 호라이즌에서 보여주었던, 하나 하나 과정을 밟으면서 이해관계를 푸는 쪽보다는 감정적인 느낌이다. 그래도 작품의 구상 자체는 사전교섭 이후의 전쟁과도 같은, 1회전과 2회전으로 구성이 되어 있어서 친숙한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살짝 감탄한 부분이 있는데, '메리 수'라고 하면 다들 알고 있듯이 소위 말하는 작가 맘대로 하는 '먼치킨'으로서의 캐릭터를 떠올리겠지만, 여기서의 '메리 수'는 다른 세계에서 온 소녀가 새로운 세계에서 '사람들에게 사랑 받으라'는 의미로 지은 이름이었다. 이런 식으로 갖고 올 수도 있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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